본문 바로가기

법학

유엔해양법(UNCLOS): 해양 관리와 국제 협력의 중심축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국제 해양 활동의 법적 틀을 제공하는 중요한 국제 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1982년 유엔해양법회의(UNCLOS III)에서 채택되었으며, 1994년에 발효되었습니다. 현재까지 169개의 주권 국가와 유럽연합이 협약의 당사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엔해양법의 역사적 배경, 주요 내용, 국제 협력에 미친 영향,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유엔해양법의 역사적 배경

고대의 '공해 자유' 개념에서 UNCLOS까지

 

17세기 네덜란드의 법학자 코르넬리우스 반 빙커스호크(Cornelius van Bynkershoek)가 주장한 '3해리 법칙'은 한 국가의 관할권이 연안에서 3해리(5.6km)까지 확장된다는 개념으로, 당시 해양 관할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 법칙은 후고 그로티우스(Hugo Grotius)가 제창한 '공해 자유(Mare Liberum)' 원칙과 함께 국제 해양법의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각국은 어족 보호, 오염 방지, 해양 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관할권 확대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1958년 유엔은 제1차 유엔해양법회의(UNCLOS I)를 개최해 4개의 협약을 체결했으나, 영해 폭에 대한 명확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UNCLOS III와 협약의 탄생

 

1967년 몰타의 아르비드 파르도(Arvid Pardo)가 유엔 총회에서 해양 관할 문제를 제기하며, 1973년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UNCLOS III)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회의는 1982년까지 진행되며 16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했습니다. 합의된 협약은 연안국의 주권권한, 항해권, 해양환경 보호 등을 포괄하며 현대 해양법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유엔해양법의 주요 내용

UNCLOS III에 따른 해양 구역의 정의

 

UNCLOS III은 현대 해양 관리의 기초가 되는 주요 해양 구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내수(internal waters): 연안의 기선 안쪽 모든 수역으로, 외국 선박의 항행권이 없습니다.
  • 영해(territorial sea): 기선으로부터 12해리(22km)까지의 수역으로, 연안국은 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외국 선박은 무해통항권을 가지며, 특정 조건에서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접속수역(contiguous zone): 영해의 외측 12해리까지 확장된 구역으로, 세관, 이민, 오염 방지 등을 목적으로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배타적 경제수역(EEZ): 기선으로부터 200해리(370km)까지의 수역으로, 연안국은 자원의 탐사 및 개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집니다.
  • 대륙붕(continental shelf): 육지 영토의 자연 연장선으로 최대 350해리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연안국은 광물 및 생물 자원에 대한 권리를 가집니다.

UNCLOS III의 주요 조항

  • 항해권 및 통과 통항: 군사적 및 상업적 목적으로 모든 국가가 공해에서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합니다.
  • 해양 환경 보호: 해양오염 방지와 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적 기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분쟁 해결 메커니즘: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와 중재 기구를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절차를 제공합니다.
  • 해양 자원 개발: 심해저 자원의 개발 및 이익 공유를 위한 국제해저기구(ISA)를 설립하였습니다.
  • 과학적 연구 자유: 공해와 심해저에서 과학적 연구를 촉진하고 관련 데이터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도록 규정합니다.

Part XI: 심해저 자원 및 국제해저기구(ISA)

 

UNCLOSPart XI는 심해저에 있는 광물 자원의 탐사와 개발을 규정하며, 국제해저기구(ISA)를 통해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 심해저 자원의 공통 유산 원칙: 모든 국가가 심해저 자원을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 환경 보호 의무: 심해저 광물 개발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 기술 이전: 개발도상국에 심해저 개발 기술을 이전하고 지원합니다.

Part XII: 해양 환경 보호

 

Part XII는 해양 환경 보호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염 방지: 선박, 육상 활동, 심해저 활동, 대기 중 오염 등 다양한 오염원을 관리합니다.
  • 협력 의무: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해양 환경을 보존하고 오염을 방지합니다.
  • 법적 책임: 해양 환경에 피해를 초래한 경우,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 MARPOL 규정: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오염 방지 협약과의 연계성을 강조합니다.

UNCLOS의 국제적 영향

지속 가능한 해양 관리

 

UNCLOS는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강조하며, 유엔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 14항과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특히 2023년 합의된 공해 조약(High Seas Treaty)은 공해 생태계 보호를 위해 UNCLOS의 부속 문서로 채택되었습니다.

 

분쟁 해결의 기준

 

해양 경계와 자원 분쟁은 UNCLOS를 통해 합법적으로 해결됩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분쟁 해결에서 중립적 역할을 하며, 관할권 확대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을 조정합니다.

앞으로의 과제

  • 미가입국의 참여: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아직 UNCLOS를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참여를 통해 글로벌 해양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심해저 자원 개발: 심해저 광물 채굴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와 국제 협력 강화가 요구됩니다.
  • 기후변화 대응: 해수면 상승과 해양 생태계 변화에 따른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합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현대 해양 관리와 국제 협력의 중요한 기초를 제공합니다.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분쟁 해결을 위한 UNCLOS 역할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글로벌 사회는 이 협약을 기반으로 해양 보호와 개발의 균형을 이루는 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